본문 바로가기


선배들의 톡톡

"지금 이 조직에 최선을 다하라!”

설금희 / LG CNS 상무

설금희 상무님, 현재의 상무님이 되기까지 가장 영향을 미친 커리어가 있다면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저는 SE로 들어와서 시스템 코딩부터 시작했어요. 당시 고졸 언니들이 좀 있었는데, 대졸은 제가 처음이었어요. 저 이후 대졸 여직원들이 몇명 있었는데, 사무실청소나 유니폼 착용 등의 문제로 부딪히는 점이 있어서 조직에서 힘들어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조직이 대졸 여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런 것보다 저한테 아주 결정적인 커리어가 된 계기는 제가 차장 진급을 할 때였어요. 차장 진급할 즈음에 큰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저하고 비슷한 또래의 남성이 PM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문제가 좀 있어서 이 친구가 컴백을 하고 제가 그 후임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고객 사 PM이 상당히 고참 부장이셨는데요, 어려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다른 남성으로 바꿔주었으면 하는 거예요. 아마도 여성하고 일을 해본 경험이 없으신 같았어요. 그런데 그 PM 부장님하고 같이 일하는 차장 한 분이 제가 프로젝트 들어오기 전에 저하고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었던 분이라 ‘저 사람 같이 일해 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부연설명을 해주셔서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인하우스’ 개발을 하려고 하다가 ‘ERP 프로젝트’로 바뀌면서 프로젝트가 엄청나게 커져버린 거예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되었군요?

예. 제가 맡은 영역은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초기만 해도 우리가 인하우스 개발을 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인하우스 개발보다는 오라클이나 SAP 같은 데 가 보면 좋은 패키지가 있던데, 패키지를 사다가 그 패키지를 쓰게끔 만들어 주면 되는 거지' 이렇게 방향성이 바뀌어 버린 거예요. 그래서 이게 전사적인 이슈가 되었죠. 그리고 그 첫 스타트가 회계업무 였던거죠. 사실 저는 그 전까지 프로젝트 경험이 굉장히 일천했어요. 직원들 3-4명 범위 안에서 제가 데리고 업무 분석하고 개발해도 큰 문제없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이게 갑자기 확 커져버리니까 사람도 많아지고 전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이슈도 많고 제가 2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엄청나게 힘이 들었어요.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패키지가 거의 처음이었어요. 육성된 리소스는 없었고 외부 경험자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으니 엄청 고생을 했었지요.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 제가 성장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게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 프로젝트에 들어가서 엄청나게 고생을 하고 그러면서 제가 ERP 프로젝트에 대한 ‘네임 밸류(name value)’가 생긴 것 같아요. 왜냐면 그때까지 해 본 사람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또 첫 경험자라는 이유로 기득권이 생긴 거고요. 그 프로젝트 하면서 인내심도 생기고, 매니지먼트에 대한 약간의 노하우도 생기고 이러지 않았나 싶어요. 그 프로젝트가 끝나고 복귀하면서 제가 팀장으로 복귀를 했어요. 그때부터가 제가 매니지먼트 레벨로 훈련 받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때부터 2-3년 주기로 굉장히 빠른 템포로 포지션이 바뀌었거든요.



“자기 최면을 걸다”

커리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네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시게 된 개인적인 성향을 얘기한다면?

대형 프로젝트에 PM을 하라고 조직에서 결정했을 때 저도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고 두려움도 있었어요. 제가 제 경험을 아니까요. 그래서 유관 경험자들도 찾아 다녔고 우리 회사 컨설팅 조직에도 SOS를 요청했어요. ‘날 좀 도와달라’고요. 그랬더니 제 얘기를 많이 들어주시고, 응원과 지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런 걸 보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내가 감당 못할 만큼 큰 상황이긴 했는데, 못 하겠다고 도망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고, 이 상황에서 나를 도와줄 사람이 누굴까, 그리고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곳에 손길을 요청을 했죠. 그런데 한편 그런 의심도 했어요. ‘나한테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을 시켜서 날 시험하는 거지?’ 그래서 막상 프로젝트 진행할 때는 내가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로 위태위태하고 너무 힘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러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대답한 것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려는 게 아니라 너라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라고 ‘나를 믿어서 보냈을 거야. 그러니까 너는 잘 해 내야 돼’ 라고 자기 세뇌를 하는 거죠. 그런 자기 최면, 자신에 대한 믿음 이런 것도 저 스스로 많이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과연 전문성은 어느 정도까지 쌓고, 다양성을 경험해야 임원이 될 수 있나 하는 고민을 하는 멘티들도 있는데 , 그런 면에서는 어떠세요? 전문성이 더 역할을 하신 편이죠?

저는 전문성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전문성이 먼저 바탕이 되고, 그 다음에 제네럴리스트로서 전반을 볼 수 있는 식견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 회사 임원들도 보면 분명히 자기 색깔들이 다 있어요, 자기 전문 분야가. 이것을 분명히 하고, 그 위에 제너럴리스트로서 갖춰야 될 요건들을 갖추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전문성이 더 먼저다 이렇게 보고 싶어요.

상사와 불편하셨던 적은 있으신지?

저는 상사하고 불편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이건 제 성격이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정혜신 박사가 행하는 그룹 임원 교육과정인 ‘자기성찰 과정’ 참여하게 되었는데. 참여자들이 자신의 천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정 박사가 저한테 하는 얘기가, 제가 굉장히 협조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래요. 협조적으로 만들어 가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성향이고, 특히 상사와의 관계에 있어서 더 그렇다는 거예요. 제가 상사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충성심을 발휘한대요. 그렇다고 제가 아부를 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따라가고 맞추려고 하는 게 대단히 높대요. 딱 맞는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그동안 상사들과 갈등이 있었거나 이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상사들이 저를 정말로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잊을 수 없는 멘토를 꼽으라 하면 전부 제 상사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면 다른 생각이 나타날 때도 있잖아요, 마음 속에. 의견이 부딪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는 정면으로 안 부딪혀요. ‘다르다’ 그러면 뒤돌아가서 다음 세션에 얘기를 해야지, 그 자리에서 정면으로 부딪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 저 분이 생각을 저렇게 하시는구나. 그런데 나하고 생각이 좀 달라, 그런데 보니까 내 생각이 맞아, 그러면 그 분을 설득을 해야 되잖아요. 그러한 경우 정면에서 틀리다고 얘기를 하기 보다는 정리를 해서 다음 기회에 제 생각은 이렇다고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설득을 여러 번 했는데, 설득이 안될 때는요?

계속 부딪히고 안 받더라, 그러면 그 때는 내 생각을 바꿔야죠. 내가 아무리 설득을 하고, 몇 번 설득을 했는데 안 바뀌더라, 그러면 방법이 없어요. 그때는 내 생각을 접고 일단 그 분 생각대로 해 보는 거예요. 하다 보면 그 분이 맞았거나 또는 내가 맞았거나 둘 중에 답이 나오면 그때 가서 또 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내가 몇 번 말씀을 드렸는데 저 분 생각이 전혀 안 바뀌더라, 그러면 내가 설득 능력이 없는 거니까 그러면 일단 저 분의 방법을 따라야 되는 게 맞죠. 그래서 일단 진도를 나가면서 나가다 보면 저 분이 깨달을 수도 있어요. 자기 방법이 틀렸다, 그러면 그 시점에 내 방법으로 바꿔도 되는 거고, 내가 우겼지만 저 분 생각이 맞았네? 그러면 내 생각을 지우면 돼요.

부서 간의 갈등은 없으셨어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타입이세요?

부서 간의 갈등도 물론 있어요. 이런 일이 있었어요, 몇 년 전에. 부서간에 일의 분담이 애매한 게 있었어요. 그런데 제 동료가 경계를 분명히 자르더군요. 저건 사업부가 할일, 이건 부문이 할일. 그러니까 사업부에서는 “여기는 사람도 없고, 사람은 그쪽 부서에 다 있으니까 당신이 책임을 지고 다 해 줬으면 좋겠다’ 그러는 거죠. 그러니까 ‘그걸 왜 내가 하냐’. ‘이거 당신 역할 아니냐’ 대립하게 되면서 부서간의 갈등이 커지는 거에요. 그런데 저는 이 때 어떻게 대응했냐 하면 모호환 책임의 범위 때문에 서로가 일의 경계를 가지고 논란하기 보다는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우리회사에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고, 내가 맡은 조직이 조금 더 규모도 크고 책임지고 할 경우 우리도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제가 맡은 부서의 리더들에게 물었어요? 나는 우리 부서에서 책임지고 해보고 싶은데 리더들의 생각은 어떤지요? 리더들에게 물으니 우리가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고객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거에요. 그래? 그러면 ‘우리가 오너십 쥐고 해보자!’ 그게 우리가 좀 힘은 들겠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강력한 오너십이 생기고, 우리가 그렇게 일을 하다 보면 우리의 역량이 커지는 거 아니겠느냐?라는 생각이었어요. 맞죠? 어차피 하는 일인데 오너십 문제 때문에 갈등이 있을 경우 누가 책임질 거냐? 그런데 오너십이 저쪽에 가 있어도 우리가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면 차라리 “우리가 책임 질게요. 대신 이것만 도와주세요!” 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아무 불만이 없어요.

그런 과정에서도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위기를 겪으신 적이 있나요? 가장 그런 시기는 언제였나요?

제가 임원이 되기 직전에 e솔루션 사업부라는 조직을 맡았다고 했잖아요. 그때가 조금 힘들었어요. 왜냐면 사업과 이행의 기능을 두 개를 다 갖고 있었어요. 또한 이때 시대적으로 어떤 시기였나 하면 인터넷과 e비즈니스와 관련한 솔루선이 붐을 일으킬 때 였어요. 저는 그때 우리회사가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벤더들한테 솔루션을 사서 사내 마케팅을 하면 어떨까, 그래서 이 솔루션을 사내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사업에 마케팅을 할 인력들이 필요했거든요. 그 필요한 인력 운영비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부서 내 사업기능조직에서 벌었던 거예요. 일반적으로 회사내부의 구조가 부문과 사업부로 구성되는데 사업부는 ‘프로핏(profit)’ 센터이고, 부문은 ‘코스트(cost)’ 센터거든요. 제가 맡은 조직은 이 두 기능이 믹스되어 있어서 프로핏&코스트 센터가 되어 버린 거예요. 조직이 두 가지 색깔을 갖고 있어서 정체성이 모호했던 거예요. 한쪽에서는 사업부로 마스크를 쓰고 이익을 챙기고 있었고, 또 한쪽에서는 이행마스크를 쓰고 ‘딜리버리’를 하려고 하니까 이게 충돌이 일어나는 거예요. 저는 우리부서의 직원들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부서들과는 충돌이 일어나는 거예요. 아니, 저부서의 정체가 뭐야, 사업부야 부문이야, 이게 전사에서 헷갈리는 거에요. 그런데 그것은 내가 미션을 그렇게 정한 게 아니라 전사에서 그렇게 미션을 주셨는데, 많은 조직의 장들은 저거 뭐야? 이렇게 되는 거죠.



“소탐대실 하지 말자”

사업이 커질 것을 두려워한 거 같은데요?

우리부서에세 이익을 만들어내고 우리부서로 귀속이 되니 여러 가지로 저를 막 첼린지를 했어요. 그때가 임원이 되기 전에 수석부장으로 사업부장을 했던 때에요. 그래서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제가 뭔가 개선을 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면 많은 분들의 저항이 있었어요. 제가 그 당시 일요일이 되면 한강 고수부지를 엄청 걸었어요. ‘내가 왜 이럴까? 왜 이렇게 갈등에 휩싸이지? 내가 얘기하면 왜 그렇게 다들 뭐라고 하지?’ 나는 회사를 위한다고 했는데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혼자서 많이 외친 게 ‘소탐대실하지 말자’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나 자신의 이익을 구하려는 사심을 절대 가져서는 안된다. 대승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었지요.

조직이 잘 되니까 견제가 들어온 거죠.

그럴 수도 있는데, 나 혼자 생각은 내가 조직을 키우고 내가 임원이 되려고 눈이 멀어서, 왜냐면 임원이 아닌 사업부장으로 그게 2년째였으니까요. 사업부장을 시켰다는 얘기는 임원을 시킬 생각을 했기 때문에 사업부장으로 두고 훈련을 시킨 거잖아요. 2년째가 되니까 이제 임원이 돼야 되는 거 아니야? 왜냐면 임원이 아닌 사업부장은 제가 유일했거든요. 제가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내가 조직을 키우려고 야심에 내가 불타 있었던 거는 아닌가? 이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끝없이 했어요. 그래서 안 되겠다, 다 내려놔야 되겠다, 마음을 다 비워야겠다, 그리고 다 내려놓기로 작정을 했어요.

결국 임원은 되셨잖아요.

그 해 말에 임원으로 승진이 됐어요. 결국 그 분란이 많던 조직은 없앴어요. 없애고 기능별로 다 헤쳤어요. 조직이 없어져서 속상했지만 그런데 속상할 겨를이 없었어요. 임원이 됐는데 인사부서를 맡으라고 되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 많이 놀라고 당황했죠. 돌아보면 그 당시로는 그것을 해체하는 게 최선이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왜냐면 그만큼 우리 회사가 그런 것을 하기에는 아직 성숙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조직이 다시 생겼어요. 그러니까 아시는 분은 알아요. 그 전신이 예전에 제가 맡았던 조직이었다는 것을. 그게 잘 유지 발전됐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상무님만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있다면요?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에서 나에게 가장 경쟁력 있던 스킬이었던 게 있다면?

이게 상사하고 부하하고 좀 다를 것 같기는 한데 ‘경청’이라고 그러잖아요. 경청, 잘 듣는 거. 그리고 진심으로 듣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팀장 시절에 사업부장님 회의에 참석해서 말씀하실 때 거의 속기 수준으로 제 대학노트에 말씀을 기록했어요. 한 마디도 안 놓치고 적으려고 노력했어요. 이렇게 대학 노트 들고 다니면서. 지금도 적고 있는데요… 그리고 당시 말씀하시는 사업부장을 정말 뚫어지게 쳐다봤어요, 그리고 사업부장님 말씀에 공감이 되면 긍정의 피드백을 확실히 했어요. 그런데 그게 누가 가르쳐줘서가 아니라 정말로 나는 공감이 됐어요. 맞다, 그렇게 해야 되겠구나. 그런데 내가 리더가 되고 우리 부서의 직원들을 보니까 옛날 저와 같은 친구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들의 눈 빛이 제 마음에 와 닿아요. 저 친구가 내 말을 공감하고 알아듣는구나 라는 느낌을 저도 공감하게 되지요.. 옛날에 제가 그렇게 했거든요. 그래서 나도 그렇게 피드백을 주고 싶었어요, 우리 직원들한테.

피드백을 어떻게 주고 계시나요? 사례가 있으시면 들려주세요.

저희가 올해 조직이 좀 커져서 100명 정도가 새로 들어온 직원들이 있어요. 그들을 새로 만나고 얼굴을 익혀야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잘 쓰는 방법이 있어요. 직원들과의 간담회가 있을 때 종이에 한쪽에 직원들 사진, 이름이 정리된 간담회 참석자 명단 리스트를 정리해서 들고 들어가요.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식사하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잖아요. 그때 제가 미처 모르는 직원들이라면 이름이 뭔지 어느 팀인지 확인하면서 제가 준비한 리스트를 펼치죠. 그리고 제가 준비한 리스트의 사진과 실물도 비교해보고, 얘기하면서 얻은 느낌 등을 메모도 하지요. 이러한 제 모습을 보고 감동받는 친구들도 제법 있었어요. 자신들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새벽 2시까지인가 개인별 블로그에 오늘의 만남을 글로 남겨놓지요.. 그러면 그 다음날 직원들이 깜짝 놀라지요. 아침에 출근해 보니까 자기들 메일에, 블로그에 다 댓글이 남겨져 있으니까요. 그후에는 제 블로그에도 감사의 댓글이 가득하게 되는 거구요. 결국은 제가 먼저 한 만큼 받는 것 같아요. 진심어린 애정으로.

상무님도 무척 부드럽게 커뮤니케이션 하시는 스타일 같으신데, 단호하게 하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셨는지?

균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떤 분은 표현이 너무 거침없는 경우가 있어요. ‘너 그러면 잘려!’ 제가 딱 질색하는 얘기가 그런 얘기거든요. 내가 듣기가 싫어요, 내가 듣기 싫은데 상대방은 얼마나 듣기 싫겠어요? 그렇다고 마냥 부드러워서도 안돼요. 단호하게 하는 방식으로 좀 세부적으로 디테일하게 말하는 방식도 있어요. 디테일한 부분을 딱 끄집어내서 이거 이거 했냐? 조목, 조목 물어보는 거죠. 어쨌든 거친 표현은 아니지만 위기의식을 느끼게는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은 들어서 요즘은 의도적으로 하려고 해요.

의도적으로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리더로서 그런 얘기는 해요. ‘리더로서의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냐’ 그래서 ‘리더 순환할 거다’ 그리고 지난 연말엔 의도적으로 순환을 시켰어요. ‘내가 의도적으로 리더를 순환시킬 거고, 내년에도 이런 걸 할 거다, 아닌 사람은 그렇게 해야 맞는 거 아니냐, 그런 의도로 이번에도 했다’. 그러면 긴장을 하죠. 나도 내년에 빠질 수 있겠구나, 이럴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식으로 항상 조직에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아요.



“팀 내 네트워킹이 1번”

네트워킹은 어떻게 하세요, 사내에서?

팀장 전까지는 네트워킹이 그다지 영향력도 별로 없던데요, 내가 보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하는 일 그 때의 네트워킹은 팀 내 네트워크가 제일 중요해요, 팀 내 관계가. 내가 속해 있는 팀 내에서도 잘 못하는 사람이 밖에 나가서 뭘 잘하겠어요. 그러니까 우선은 작게 보면 팀에서 아주 협조적이고 잘하는 것을 배우는 일이 정말 중요한 것 같고, 조금 올라가니까, 팀장 정도 되니까 사내에 있는 팀장들하고 관계 형성 잘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해요.

어떤 방법론이 있을까요?

저는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면 항상 도와줘요. ‘내가 도울 수 있을 때 돕는다’는 것이 또 내 지론이에요. 어디 모이면 가서 좀 어울려서 얘기 귀담아 듣고, 또 도움 줄 일이 있으면 주고. 사내에서는 그런 것 같아요. 사내가 잘 되어야 또 사외도 잘 되는 것 같아요.

남성들은 사내 네트워크, 소위 ‘내부 정치’를 잘 하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남자들의 ‘정치’가 얼만큼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는 제가 임원이 될 때 까지는 의도적으로 누군가와 밥을 먹고 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충실했던 것은 나에게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잘 하는 일이 1번. 그러면서 내가 서비스하는 내 고객에 대한 신뢰를 깨버리지 않으려고 했던 게 1번 이었고,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이 조직, 거기에서 내 조직의 상사와 밑의 직원 이런 관계는 많이 신경을 썼는데, 옆 조직까지는 많이 신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갈등을 만들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하니 승진하는 데 전혀 문제 없더라 라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상사와 신뢰 형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고 다음은 내가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분들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현재 속한 조직에 최선을 다 해서 퍼포먼스를 내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거죠?

그게 1번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상사가 나를 추천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게 만드는 게 1번이지, 그것을 제쳐 놓고 옆의 부서하고의 관계에 에너지를 쏟으면 오히려 그것은 더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러니까 그 밸런스도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내 상사하고의 신뢰가 1번이면서 주변에 나의 응원군을 많이 만드는 거. 그게 일로서 관계가 돼야 되는 거지, 그냥 사적인 관계로만 돼 본들 백업해 줄 말이 없는 거예요. “저 사람 성격 좋던데요” 이런 얘기는 물론이고, “제가 일로 겪어보니까 이 사람 정말 탁월합디다” 이렇게 찬조가 들어가야 되는 게 아닐까요.

일을 하시면서 내부의 감정 갈등 컨트롤은 어떤 방식으로 하셨어요?

저는 스트레스를 비교적 덜 받는 편이기는 합니다만 만일 감정 컨트롤이 필요하다 싶으면 혼자서 조용히 걸었어요. 주로 한강 고수부지를 많이 걸었고 파란하늘과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기를 많이 했어요. 나한테 질문하는 거죠. ‘너 왜 그랬니? 그게 조직과 직원들을 위한 진심이었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니?’ 그런 식의 저 스스로와의 대화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상무님은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세요?

덕장형이죠. 저 스스로 덕장형이 아닐까 생각해보는데 모르겠네요? 제가 보기엔. 그러니까 현장 중심의 야전 사령관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현장 리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부분은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상무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요?

내 삶의 원천이고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내 가족과 늘 함께 해 온 일이어서 거의 ‘가족 같은 위치’라고 말 할 수 있어요. 일 때문에 행복하고 감사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아서 내 자신이면서 행복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현재의 꿈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행복하신가요?

물론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현재의 꿈은 지금 속한 조직에서 조금 더 일하고, 아름다운 은퇴를 하는 것. 우리 딸이 정말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딸과 사위를 포함한 우리 가족이 같이 여행하고 같이 식사하고 소소한 일상을 같이 해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그 동안 못해봤던 것들 많이 해보고 싶어요. 또한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도움이 되는 선배로서의 모습 잘 유지하고 만들어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