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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의 톡톡

“게으른 리더는 없다”

손병옥 /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

손병옥 회장님께서는 보험업계 최초 여성 CEO가 되셨는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장 영향을 끼친 경력이나 성향이 있으신지요?

저는 ‘성공의 원칙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끈기와 열정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그리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 하더라도 ‘내가 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거나 자신의 한계를 짓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어떤 일이든 제게 주어진 일들은 ‘그래 한번 해 보자’ 라는 마음으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어요. 때론 길어 없어 보인다고 할 땐, 그럼 만들면 되지라는 정신으로 일해 왔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을 하는데 있어 내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열정을 가졌어요. 자신부터 열정을 가지지 않는데 누가 그 일을 가치있게 보겠습니까? 비록 남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줄 수 있는 목표라는 확신이 든다면, 목숨 걸고 도전했는데 그런 제 성향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언제부터 커리어 관리의 방향이나 목표 등을 갖게 되신 건지요?

사실, 직장생활 시작할 때부터 CEO가 돼야지 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경력이 쌓이면서 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 하고 제 자신을 끝까지 한 순간의 비움도 없이 채워 나갔던 것이 제가 원하는 커리어에 도달할 수 있게 된 길이 아닌가 생각해요. 세상에는 목표만 세워놓고 노력 안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 목표도 그냥 막연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한테 늘 “선명한 목표를 가져라” 라고 얘기해요. 왜냐면 제가 그러지 못한 게 굉장히 아쉽거든요. 제가 목표 없이도 이렇게 열심히 해 왔는데, 예전에 좀 더 선명한 목표가 있었다면 지금 훨씬 더 나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어떤 커리어가 되었든 먼저 선명한 목표를 가지는 게 중요해요.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선택의 순간들이 있으셨을 텐데요. 그 선택에서 가장 가치를 두었던 것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 그리고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 는 가치가 그런 선택의 순간에서 저를 늘 이끌어왔던 것 같아요. 어떠한 형태로든 조직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굳은 믿음을 가졌어요. 그랬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이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에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가정이라 생각해요. 저는 일을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가정은 제게 목숨보다 더 소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 아마 직장을 그만뒀을 겁니다.

그만두지 않으셨으니 잘 병행하셨군요.(웃음) 가정과 일 사이에서 갈등 관계가 많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갈등 관계는 매 순간 있었죠. 저는 여성이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성공하려면 지식보다는 지혜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워크 라이프 밸런스’ 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의미를 ‘회사에서 일을 조금 줄이고 집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워크 라이프 밸런스'는 이런 겁니다. 사람의 일과 관련된 생애를 보면 커리어가 20년, 30년 있는데, 어떨 때는 회사가 나를 굉장히 필요로 하는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가정보다는 회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반면 회사가 아무리 나를 불러도 내 가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아이가 고3이라든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거나, 집에 병자가 생긴다거나, 그럴 때는 회사가 아무리 나를 원해도 가정에 충실해야 돼요. 그래야 이 두 가지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어요. 가정과 일, 둘 다 100% 완벽하게 잘 해내야 한다는 각오없이는 둘 다 실패해요. 단, 언제 가정에 충실하고 언제 직장에 충실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생각하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란 생애 주기에 따라서 일과 가정 중 그 중요도나 시기에 따라 한 쪽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사례가 있으셨어요?

남편이 투병했을 때 2001년부터 2007년 1월까지는 절대적으로 제 워크라이프 밸런스의 축이 가정에 가 있었습니다. 그때 사실 회사에서 성과를 좀 더 낼 수 있었죠. 다른 사람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내 스스로는 좀 더 잘할 수 있었죠. 하지만 6시가 되면 아주 급한 일 아니면 퇴근을 했어요. 남편과 시간을 보내려고요. 저는 가정의 행복이 깨지는 경우라면 과감하게 가정을 선택하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저는 우리 딸 아이한테도 그렇게 권해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답은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겐 가정이 직장보다 더 중요합니다. 커리어를 쌓는 것도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가정의 행복을 짓밟으면서 내가 커리어로서 성공을 한다는 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축이 가정에 가 있더라도 회사의 끈을 돈독히 하기 위한 방안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물론이죠. 가정적으로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땐 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회사가 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6시에 퇴근하기 위해서, 우선 사람들한테 나의 상황을 알리고, 그 다음엔 점심시간에 샌드위치 먹어가며 일을 했어요. 점심시간 다 놀고 일찍 퇴근하면 누가 그런 상황을 이해하겠어요? 그러니까 있는 시간 중에 최선을 다 하는 걸 보여주고, 그 대신에 6시 되면 집에 갈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만들어 놓는 거죠. 당시에 모두 이해해 줬고, 그래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열정도 습관”

가정과 일을 보살피다 보면 나의 시간, 휴식, 성장 등은 놓치기 쉬운데, 이를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랑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생각해요.(웃음). 그렇기 때문에 휴식도 필요해요. 어떻게 스트레스를 이겨내느냐고 묻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삶이 너무 소중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하루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인생은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시한부적인 삶이잖아요.

제 경우, 저는 스스로 재생하는 힘이 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이 점은 우리 부모님께 참 감사하게 생각해요. 아버지가 늘 저희들에게 ‘노력하는 삶’ 이야기를 하셨어요. “사람은 부패하지 말아야 한다. 진리를 접하면 부패하지 않는다. 진리는 책 속에 있다” 그러셨죠. 그래서 아버지는 책을 참 많이 보셨어요. 저는 아버지만큼은 못 보지만, 늘 책을 보면서 제 스스로 개발시키려고 노력을 했어요. 누가 그러시더라고요.“사장님, 열정이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근데 열정은 타고 나는 게 아니에요. 열정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열정을 가지고 이걸 좀 해 봐야지, 그래! 이것도 좀 해 봐야지 해요. 그게 제겐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재생하는 힘이 강하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 지 한 수 가르쳐주시겠어요?

예를 들어 지금 굉장히 마음이 우울하다고 가정해 봐요. 사람은 그럴 수 있거든요. 하루 종일 가만히 있는데도 오전에는 우울했다가 오후에는 행복하고.. 그런데 그건 모두 자기 마음에 달린 겁니다. 마음이 ‘우울해!’ 하고 메시지를 주면 저는 어서 빨리 옷을 주워 입고 일단 밖으로 나가 걷습니다. 한 시간 그렇게 열심히 걷고도 ‘나는 정말 살고 싶지 않아.’ 이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이렇게 하고 나면 새로운 생각이 들고 활기도 얻게 되죠. 그래서 저는 걷기를 굉장히 권하고 싶어요. 걸을 때 생각을 많이 하죠. 이렇게 하려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단호함이 필요해요. ‘이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냥 집에 있는다? 그런 법은 제겐 없어요.

리더로서 사람 관리와 성과 관리 두 가지를 다 해야 되는데, 관리의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어느 측면에 더 비중을 두시나요?

성과 관리만 해서는 절대로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 유능해”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존경 받는 리더가 되진 못할 것 같아요. 존경받는 리더, 그건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제겐 임직원들은 피붙이와도 같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회사가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요. 그래야 그 조직에서 일하는 우리 임직원들도 함께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리더에겐 그런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해요.

그래도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위기가 있으셨겠지요?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되나? 이렇게 고민하셨던 적은 있으셨는지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있죠. 많지는 않지만 한 두어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은행에 다닐 때 구조적으로 오는 어떤 모랄 헤저드. 그러니까 ‘나랑 도덕적 수준이 안 맞아서 이건 정말 못 하겠다, 내가 이러고 직장을 다니느니 안 하는 게 낫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한 번 있었어요. 그리고 저와 생각이 다른 상사와 일하면서 갈등도 있었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이런 점은 배워서는 안되겠다 라고 또 따른 레슨이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을 극복했어요. 기본적으로 ‘내 인생을 남에 의해서 좌지우지 당하지 말자. 다른 사람의 영향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놓치지 말자’ 라는 생각이 그 당시 저를 강하게 버티게 해 준 것 같아요.

대표님만의 가장 경쟁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제 의견을 많이 주장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남의 말을 잘 듣고, 경청하고, 그 안에서 베스트 솔루션을 찾아내는 편이거든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외유내강형’ 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항상 제가 어떤 조직의 CEO이기 전에 여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성의 장점을 잘 활용하죠. 상대방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먼저 만들고 그리고 나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그게 제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남성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요즘 남성들은 별로 그렇지 않아요. 많이 달라졌어요. 어떤 팀장들은 자기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위에서 지시해 주기를 바라는데 저는 그런 사람에게는 함께 일하는 이유를 물어요. 내가 원하는 건 ‘당신이 계속해서 의견을 개진해 주길 바라고, 그 속에서 함께 좋은 솔루션을 찾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수용성이 높다고 해요. 반면 상사에게서 지시를 받는 경우, 저는 그걸 논쟁하기 보다는 수용하는 사람 쪽에 가까워요. 왜냐하면 비록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상사는 ‘나보다는 한 차원 높은 데서 내가 보지 못하는 다른 걸 봤기 때문에 이렇게 지시를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지시에 익숙한 남성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외국회사의 합리적인 문화에서 일을 했기 때문이 부드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했는데, 제조업체처럼 상명하달식의 조직에서는 부드러운 의사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요. 조직마다 생리가 다르고 그에 맞는 행동양식이 있겠지만, 제 경우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이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일의 성과도 내고 가정도 꾸리면서 네트워크를 하시기에 무척 힘드셨을 것 같은데, 사내 네트워크는 어떻게 해 나가셨나요?

네트워킹은 끊임없이 해야 돼요. 왜냐면 네트워킹은 일을 원활하게 해 주거든요. 내가 저 사람하고 아무 관계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서 “이거 좀 도와주세요”라면 도움을 쉽게 얻을 수 없어요. 내가 회계에 있다면, 영업 쪽 사람과 점심도 같이 먹고, 미리 얘기도 하고. 그렇게 서로가 가진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면 함께 일을 해야 할 때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요. 이런 네트워킹은 남성이나 여성 그리고 직급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해요. 예전에는 술 문화로 네트워킹을 많이 만들어나갔는데 요즘은 방식의 변화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여성들은 바쁘잖아요. 성과도 말씀하신 것처럼 1.5배로 해야 되고, 가정에도 최대한 행복을 위해서 투자를 해야 되고. 그런데 사내 네트워크까지 하려고 한다면 시간이…

힘들지요. 하지만 여성이 성공하려면 부지런해야 돼요. 단 5분의 시간도 낭비하면 안 돼요. 그런데 그걸 두고 “왜 그렇게 살아?” 하는 사람은 그냥 그렇게 자기 방식대로 살면 돼요. 하지만 느슨하게 살면서 결코 성공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상당히 이율배반적인 겁니다. 저는 시간을 5분, 10분으로 쪼개서 살아요. 일례로, 우리 딸하고 나의 차이점은 어디 외출을 갔다 오면 저는 5분 후에는 이미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옷을 걸어놓고 책을 본다거나 신문을 본다거나... 저는 평생에 드라마를 2편 봤어요. 친구도 만나고, 연속극도 보고, 아이들하고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시댁에도 다 잘 하고… 그렇게 다 하고서 직장에서 성공하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희생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데 무엇을 희생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해요. 그리고 부지런해야 해요. 부지런하지 않으면 양쪽 다 성공할 수는 없어요.

회장님은 어떤 리더이십니까?

글쎄요. 저는 잘하고 싶은 리더예요.(웃음) 더 잘하고 싶은 리더입니다. 좋게 말하면 따뜻하고 온화한 리더라고 할까요? 저는 강한 리더 보다는 사람들을 좀 편안하게 해 주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정말 더 잘하고 싶은 리더예요.

좋아하는 리더가 있으신가요?

저는 겸손한 리더를 좋아해요. 겸손과 섬김이라는 것을 좋아해요. 자기를 낮출 줄 아는 것이죠. 2001년에 다보스포럼에 참가했을 때, 칼리 피오리나를 보고 ‘정말 멋있다, 저런 사람 내가 일찍 좀 봤으면 내가 좀 더 훌륭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죠. 지금은 제 롤 모델은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님이세요. 변화와 챌린지를 늘 다 이겨내시는 분이시거든요. 그 분은 ‘섬김의 리더십’을 주장하시는 분이세요. 교수들의 고객이 학생이라고 생각하죠. 마찬가지로 우리 전체 임직원이 제 고객이죠. 섬겨야 되는 사람들이고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친언니가 저한테 “참 너를 보면 교육의 효과를 알 수 있다” 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왜냐면 어렸을 땐 제가 욕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지금처럼 있진 않았어요. 그런데 쭉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육을 받고 노력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순화되고, 갈고 닦여진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엄마이고 싶으셨어요?

저는 자녀의 교육 또는 자녀의 성장이 이 세상의 제일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전업주부와의 자녀 교육의 핵심적인 차이는 시간을 똑같이 줄 수 없기 때문에 퀄리티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아이의 입장에서도 우리 엄마가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하도록 말이죠. 작은 행동으로 세심히 배려하고 때론 언어적으로도 많이 사랑한다고 했죠.

그리고 저는 아이들에 대해 믿음이 하나 있는데, 이건 모든 직장 여성들이 염두에 뒀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세상에 한 사람이라도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로 나쁘게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부모가 애들을 팽개쳐놓고 다니면 나빠질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는 것은 그 부모들의 사랑을 아이들이 먹고 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직장여성들이 내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오히려 아이들이 독립심이 있고, 크면 클수록 부모들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저는 자녀들에게 가깝고 사랑받는 엄마이고 싶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요.

엄마로서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늘 끊임없이 노력하는 저의 모습을 보여줘야겠죠. 집에 와서도 그런 고삐를 늦추지 않고요. 그리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보통 딸 애가 늦게 오는데, 아이가 집에 온다고 하면 남아서 일을 해야지 할 경우라도 일을 접고 오늘은 집에 가고, 애가 내일 야근할 때 나도 야근을 한다거나 그렇게 해요. 늘 그렇게 하진 못하지만, 전 기회가 될 때마다 그렇게 해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최선을 다하는 것을 아이들이 아는 것 같아요. 제 동생이 그러는데 언젠가 우리 두 딸이 엄마 얘기를 하면서 ‘우린 엄마처럼 못할 거야’ 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났어요. 엄마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해요. 사랑스러운 두 딸, 정말 우리 두 딸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