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선배들의 톡톡

“부드럽고 강한 설득의 커뮤니케이션”

유완진 / 한국 애보트 상무

임원이 되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저는 다국적 기업의 사업부를 총괄하는 임원으로서 사업부 내 마케팅, 영업 및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본부장(Business Division Head)이에요. 저는 약학 전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발, 학술업무에만 한정하지 않고, 직접 필드를 뛰어본 영업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고 사업의 전략수립 경험을 갖게 한 마케팅, 사업개발 업무 등 다양한 업무 경력이, 전략적 방향을 수립하고 업무 프로세스 및 조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데 기반이 되었어요. 자질 측면에서는 어려운 환경과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고 추진하는 열정,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도전과 용기, 그리고 조직은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원활하고 긍정적인 소통이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생각해요.

임원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사고(Open Mind)와 유연한사고(Flexibility) 능력을 갖추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특히 임원은 자기 혼자만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해요. 팀원들이나 관련된 협력부서들이 잘할 수 있게 동기부여하고 일을 협력하여 잘 할 수 있도록 조직적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지요.

그리고 자신이 맡은 업무 뿐 아니라 관련이 있는 업무 전반에 관심을 갖도록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회사 전체나 사업부 전반적인 매출 추이, 회사전략 방향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자신의 부서만이 아니라 관련 부서와의 업무 협력체계 등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관련 부서나 업무들을 추진하는 데, 각종 채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네트워킹도 중요해요.

전체 조직 내에서 내 역할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고 보다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회사에서 여러 부서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관련 부서 업무를 이해하고 배우고 네트워킹도 할 수 있으며,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일을 잘하고 시니어나 매니저 레벨로 올라가다 보면 자주 관장하는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일의 Scope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는 조직 내에서 본인의 공헌도와 위상이 높아지게 되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종종 여직원들은 프로젝트를 추가해서 맡거나 업무 범위가 늘어나는 경우, 업무 외의 것으로 생각하고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편하고 쉽게 리더로 성장하지는 않아요. 책임도 늘어나고 여러가지 일들을 한꺼번에 정해진 시간 내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Multi-player로서 역할에도 능통해야 하기 때문에, 임원이나 리더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성장통이 필요하고 개인적인 시간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희생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평소 이런 준비과정에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기회가 되면 자신있게 도전해야죠.



“오기와 열정 그리고 도전”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커리어 관리요소가 있나요?

저는 첫 직장인 국내회사에서 조직생활을 시작했는데, 저는 조직생활이 잘 맞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조직에서 성장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어요. 첫 직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는데, 당시에 국내회사의 환경이 여직원들에게 평등한 기회나 승진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은 아니었기 때문에 남자 동기나 선배들보다 더 많이 더 열정을 갖고 일을 했고, 조금이라도 제 업무 범위가 넓어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기(?)를 갖고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지금 후배 여직원들을 보면 그때에 비해 여성이 일하기 너무 좋아진 환경들이어서 그런지 어려운 시절에 여성 선배들이 가졌던 그런 오기나 열정, 치열함, 도전정신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아요.

30대 중반에 오랫동안 약사로서의 전문직을 바탕으로 개발, 학술, 마케팅의 관리자로서 잘 성장했던 첫 직장을 떠나 다국적 기업으로 옮겨 영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했을 때도, 저는 앞으로의 제 커리어에 기반이 되고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었어요. 이후 다국적 기업들에서 마케팅, PR, 사업개발 업무를 맡고 사업부를 총괄하는 임원이 되었을 때 당시 새로운 선택이었던 영업 경험은 저의 모든 업무들에 중요한 기반이 되었어요. 또한 마케팅과 경영에 대한 이론적인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고대 경영대학원을 다녔어요. 그 이후에도 3~4년 주기로 제 자신이 메너리즘이 빠지지 않고 새로운 지식과 다른 경험들을 알고 싶어서 KAIST 경영대학원의 최고컨설팅과정, 헬싱키 경제대의 Executive MBA과정들을 틈틈히 공부를 하면서 내가 하는 일에서 더 나은 방법들을 생각하고 찾아가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마케팅과 영업을 하면서 크고 작게 매출의 성장과 성공을 만들었던 사례들은 많지만, 매니져나 임원이 되면서 성공의 경험은 사람을 움직이는 점에서 많이 나타나는 편입니다. 리더십에서 성공이라는 것은 팀원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직원들의 성향을 잘 이해하고 그 성향에 맞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관리하는데, 목표를 잘 알고 열정이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업무 추진에 많은 부분을 위임을 하여 공헌할 수 있게 하고, 업무 의욕이 결여되어 있지만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동기 부여할 수 있도록 함께 참여를 시키고 비전을 갖도록 설득해야 하지요. 열정은 많은데 업무능력이 미진한 직원에게는 많은 코칭을 해주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팀원들이 각자 역량을 잘 발휘하고 성과를 잘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경험들은 지금도 제게 소중한 버팀목이 되고 있어요.

리더들에게는 실패도 마찬가지로 사람관리에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설득하고 동기부여 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원하는 성과가 신속하게 달성되지 않는 경우, 마음이 다급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조직원들에 문제점이 있더라도 무시하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 결국 실패를 만들더라고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설득을 해서 가야 조금은 늦게 가더라도 결국은 그것이 장기적으로 빨리 가는 길이고 제대로 가는 방법이며, 설사 실패를 하더라도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패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에요.

멘티들이 이직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유 상무님은 이직을 하셨던데, 어떤 판단기준이 있으셨나요?

먼저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커리어에 대한 비전과 목적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내부에서 또는 외부에서 업무 범위를 넓히거나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하게 되는 기회들이 주어지기도 하고 스스로 찾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내부에서 이런 기회들이 주어진다면 반드시 이직만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부에서 내가 성장하거나 더 발전할 수 있는 업무나 새로운 일에 대한 기회가 제한되어 있고 자신이 기대하는 비젼이 없다고 판단되고, 외부에서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은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봐요.

이직을 판단하는 조건이 있는 거로군요.

그렇죠. 현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상사, 동료 등 누구든지 승진할 만하다고 인정받고 있는데, 회사문화나 시스템상 혹은 구조적으로 승진이 가능하지 않은 회사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이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전에 개선 방향도 회사에 공식적으로 요청해야겠죠. 단순히 일이 많고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이직을 고려한다면, 이는 현실을 회피하거나 도피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또 다른 어려움이나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어렵게 되죠. 사회생활에서는 나를 이해하고 나와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만 일할 수 없기 때문에 갈등 원인이 상사든 동료, 부하이든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극복해가는 과정도 리더로 성장해가는 중요한 성장통이므로 이직으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극복해가는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보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경력개발에 있어 차별화와 전문화 중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경력의 초기에는 전문성을 갖고 자신을 차별화 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양성을 더해서 자신을 차별화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조건은 자신에게 맞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지요. 저도 초기에는 약사로서 전문성을 갖고 업무에서 전문성을 쌓아갔지만, 이후에는 다양한 업무와 다양한 조직에서의 경험을 통해 제 자신의 커리어의 차별화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성들은 네트워킹이 약하다고 많이 지적되는 편입니다. 유 상무님만의 네트워킹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저는 외부 네크워킹에 적극적이고, 한번 맺은 네트워크는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편이에요. 제게 외부 네트워킹은 힘들 때 함께 고민을 나누거나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서로 업계의 정보를 교류하기도 하고, 넓은 사회와 분야에 대한 지식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회사내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산 교육장이죠.

예를 들면, WMM(Woman Marketer’s Meeting in Healthcare industry)는 18년 된 모임인데 초창기부터 멤버로 활동했고 회장도 지냈는데 지금까지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여성임원들의 모임인 WIN (Women In Innovation), 대학 제약모임, 대학원 동기모임들, 경영자 과정 모임, 전직장 OB모임 및 몇몇 사적인 모임들도 꾸준하게 참여하고 활동하고 있어요. 당시보다는 시간이 흐른 현재 더 많은 도움을 얻고 있어요. 네트워킹은 눈앞의 이익보다 꾸준하게 정신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함께 공유하면서 나도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네트워크에 신경을 많이 못쓰는데, 자신의 제한된 경험이나 시각을 더욱 풍부히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네트워킹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WIN의 멘토 프로그램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멘토의 역할이지만, 멘티들을 만나면서 우리 직원들의 생각이나 관계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거든요.



“상사는 주요 고객이자 파트너”

회사구성원들간의 네트워크는 어떻게 하셨는지요?

저는 내부직원도 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내부 네트워킹을 신경쓰고 있어요. 담당자일 때는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만, 매니저가 되면 나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과 관련 부서들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누구에게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고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해요. 외국계 기업들은 메트릭스 구조인 경우가 많아서 업무와 관련해서 상하를 설득하거나 관계 부문의 지원이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개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면 서로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잖아요. 전 제가 맡은 일을 적극적으로 알려 상사나 타 부문의 이해를 구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업무상 관계된 부서와의 동료관계는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저 또한 타 부문의 업무를 이해하고 인정하려고 노력하고 주기적으로 점심을 같이 하면서 의식적으로 감사를 표현하거나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려고 해요.

특히 상사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사를 이해해야 하며 상사가 갖는 업무에 대한 고민을 알아야 해요. 상사가 어떤 일을 해결해줄 수 없는 이유를 알아야죠. 상사를 불신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상사와의 관계는 내가 또는 우리 팀이 추진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어가는데 중요한 후원자이므로, 그런 면에서 상사는 주요 고객이자 파트너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 요소인 조직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만들어 가셨는지요?

조직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저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이 되게 만들기 위한 키맨이 누구인지,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 핵심 추진인물이 누구인지 찾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이에요. 저는 관련된 사람들은 따로 만나고,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에요. 오픈해서 도움을 요청하면 오히려 도와주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특히 조직의 이해를 만들어 가는 방법으로 상사와 직원들간의 이해의 중재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어요. 상사의 고민에 대해 이해하고, 직원들의 생각과 문화에서 개선점과 발전시킬 부분을 찾고, 좀더 나은 팀을 만들어 가는데 시켜서 해결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부서와 관계된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추진했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조직에 대한 이해도 이루어지고 부서 내에서의 존재감도 드러나지요. 절대 시키는 일만 해서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어요.

여성들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강한 리더십의 부족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직원들에게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여성과 남성이 리더십의 차이가 있다기 보다는 개인의 성향과 경험의 차이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봐요. 현재의 여성 리더는 비슷한 사회적 경험에 의해 비슷한 리더십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여성들의 강점은 감성에 기반을 둔 섬세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강한 점인데, 반면 도전의식과 위기상황에서 극복해나가는 능력이 부족한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직관리의 경험 속에서 웬만한 힘든 것은 견딜 수 있는 정신적 강인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리더들의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는 단순히 부드러운 어투가 아니라 일방적인 지시나 강압적이지 않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즉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이지요. 왜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죠. 전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은 여성리더들이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여성 리더중에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이기기 위해 지나치게 경쟁적이거나 자기 주장이 심하거나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목소리가 높아지고 말이 많아지면 오히려 설득력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일방적인 지시는 조직원을 성장하지 못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지요. 이런 경우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부드럽다고 해서 애매모호한 것은 아니라고 봐요. 표현과 방법 면에서는 부드럽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고 왜, 언제까지 해 내야 한다는 것은 명확히 전달해야 하죠. 특히 부드럽다고 해서 우선 순위에서 밀리지 않게 우선 순위까지 합의해야죠.

여성리더로서, 남자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운 경험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요?

사업부를 총괄하는 임원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 당시 회사에서 사업부 총괄임원이 여성이었던 것이 제가 처음이었어요. 부서에는 해당 사업부문의 경험이 많고 나이도 저보다 많은 남자 소장이 있었죠. 저는 솔직하게 오픈해서 말했어요. “이쪽 비즈니스에 대해 아직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우리 조직을 더 성장시킬수 있는 방안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그를 전략을 수립하는데 참여시키고 그의 의견을 존중했어요. 부서 전체적으로는 ‘공개, 공정, 투명’이라는 기준을 갖고 평가기준을 공정하게 만들고, 그 기준에 맞춰 평가했어요. 몇 년 후에 그 조직을 떠날 때 그 소장님이 말씀하시기를 “자신이 지금까지 함께 했던 임원 중에서 여자이지만 가장 존경할 만한 분이다”라고 평가해 주었어요. 정말 고마웠죠. 남자 직원들과 관계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경우였어요.

회사구성원과의 사적인 관계는 어떻게 형성했는지요? 상무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전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가 있으면 맞춰주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마치 직원들과 술 마시는 기회를 자주 갖고 함께 잘 마셔주어야 좋은 관리자인 것 같은 그런 문화를 남성위주의 사회가 만들어 왔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 직원들은 회식을 많이 갖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과거 회식 문화의 핵심은 ‘직원들과의 솔직한 대화나 그들의 관심사에 대한 교류의 장’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직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대화를 하는 장을 술자리 회식시간이 아닌 일상의 업무시간이나 점심시간, 팀웍빌딩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시간 등을 활용해서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타 부서와의 의견차가 생길 경우 해결하는 방법은?

업무상 관계된 부서와의 동료관계는 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러려면 타 부서의 업무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조그마한 도움에도 감사하고 인정해 주고, 작은 지원이지만 타 부서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는 동기부여를 하려고 하는 편이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생길 경우, 일단 원인 파악을 합니다. 갈등의 대부분은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어느 부서가 하는 일인지 불명료하거나, 누가 시작하고 주도해야 하는지 애매한 경우가 많지요. 이런 경우이면 적극적으로 조정에 나섭니다. 사적인 자리도 마련하고, 회의도 하고, 의견이 다른 팀 회의에도 들어가서 설득하기도 해요. 만약 수행하는 방식의 차이가 아주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면 대부분 수용하려고 노력해요. 가장 어려운 경우가 부서장이 부서 이기주의에 의해 폐쇄된 사고를 할 때인데, 이 경우 가능한 전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시키려 하지만, 그래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시간을 갖고 기다리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부서 이기주의가 결국 해당 부서에도 문제로 파생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무님의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면에서 힘이 되시는지요?

저의 롤모델들은 가까이 계신 WMM의 선배들이에요. 황현희 지사장님, 송명림 사장님, 동을원 사장님 등 여러 선배님들께서는 여성이 직장 생활을 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가기 위해 힘든 과정을 견디어내신 분들이에요. 제가 힘들 때나 매너리즘에 빠지려고 할 때 선배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시는 모습들은 그 자체로 저희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었어요.

임원으로 행복하신가요? 일은 상무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행복하다는 말보다는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죠. 일이 바쁘고 힘들어도 일을 통해서 얻는 성취감과 사람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들은 오랫동안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어요. 가족과의 여행이나 이벤트는 제게 삶에 대한 여유와 행복을 충전시켜주고, 3~4년 마다 전문교육과정을 통해 공부하면서 지적인 충전을 하고 나면 일하는데 에너지가 생성되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누구나 임원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원이 되지 않고도 적절하게 지위를 유지하면서 일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임원이 된다는 것이 반드시 행복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죠. 책임의 범위가 많아지고 바빠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도 많아지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자신이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에겐 임원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임원이 되어 좋은 점이라면 그 동안 쌓아왔던 나의 경험과 지식과 역량들을 발휘해서 생각하는 일들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전 임원으로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