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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의 톡톡

“커리어는 쌓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내는 것”

최신애 / 한국리서치 부사장

최신애 부사장님의 커리어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고, 임원이 되는 데 가장 영향을 끼친 경력이나 요소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의 커리어 과정은 마케팅리서치 시장의 확장과 함께 회사도 커 나갔고, 그 속에서 나의 역할과 업무분야도 확장되는 30여 년의 과정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마케팅리서치라는 사업분야가 제 전공과 맞았고, 회사가 업계 1위가 될 정도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이직은 생각해보지 않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어요. 돌이켜보면 이미 성장해서 세분화된 기업에 들어갔다면, 포괄적인 시각을 갖기 힘들었을 것이고, 성장의 즐거움도 못 느겼으리라 생각해요. 운 좋게도 저는 작은 기업을 탄탄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했고, 그 즐거움으로 30여 년이란 긴 시간을 한눈 팔지 않고 온 것 같아요. 영업, 마케팅을 하면서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회사와 일치된 생각으로 일해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실 커리어를 쌓는다는 의미보다는 주어진 역할에서 ‘성과를 낸다’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해요. 첫째는 회사의 목표를 정확히 인지하고 실행해 냄으로써 실력을 보여주고, 둘째는 주어진 일에 대해 긍정적 자세로 책임있게 해낸다면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자연스레 맡게 될 거에요.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업무를 확대시키면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한 요소가 있었나요?

새로운 일을 내가 만들어 가고, 내가 먼저 선두에 서서 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일 자체에 대한 가치와 내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는 즐거움이 컸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관장할 수 있는 일들이 더 커지는 거죠.

부사장님의 경우는 중소기업에서 시작해서 조직과 개인이 같이 성장한 좋은 사례인데, 중소기업에서 여성 관리자들의 생존 전략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기업에 가서 성장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장래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업무를 확장하면서 키워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고, 자기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대기업에서 여성들이 성장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많잖아요. 그것 보다는 여성들의 장점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시장과 그 확장 가능성을 보는 게 좋겠다는 거죠. 따라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요. 성장하지 않는 회사에 역량을 투여할 필요는 없거든요. 그 얘기는 중소기업이지만 리더가 될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제가 중소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자기한테 주어진 일을 100% 이상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난 다음에 개인만의 경쟁력은 플러스 알파죠. 어떤 일이든 주어진 목표가 있잖아요. 그것을 100% 넘게 달성했기 때문에 제가 임원으로 성장했다고 봐요. 그리고 ‘못하겠다’거나 투덜거린다거나 하는 것들이 별로 없었죠. 여성 부서원들은 일을 하면서 투덜대는 경향이 있어요. 우선 방어를 해 놓고 일을 하는 스타일이죠. 남성들은 좀 덜해요. 그래서 일 주기가 남자들이 더 편해요. 그러니까 일이 있을 때는 더 주게 되고, 기회가 더 생기는 거죠.

커리어에서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 두 가지가 있을 때 어떤 것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되느냐 이런 고민들을 좀 하는 것 같아요.

전문성과 다양성의 중요성과 비중은 산업별로 다를 수밖에 없지요. 리서치산업분야에서는 전문성이 차별성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더 중요합니다. 임원에게는 마케팅과 영업의 경험은 필수죠. 임원이란 어떤 분야이든 각 산업에서 필수적인 영역은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그 산업분야에서의 ‘성공의 경험’도 아주 중요해요. 어떤 커리어를 경험해야 한다는 당위성보다는 기업이 속한 산업분야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커리어가 중요한 것이죠. 전문성, 다양성도 그에 준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은 선택이 아니다”

30년간 있으시면서 이 회사와의 관계에서 가장 위기인 때는 언제였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역시 아이들이 어렸던 시기이죠. 아무리 남편이 도와주고 일 하는 분이 있더라도 늘 힘들었고, 심지어는 가정과 일 중 선택을 해야 되지 않을까 고민했지요. 그러나 답은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일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것이었어요. 일은 삶에서의 하나의 구성요소이지, 선택 사항이 아니에요. 가치의 중심이 2개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 2개를 어떻게 유지할 거냐에 대해 더 많은 생각해요. 우리 같이 일하는 여성들에겐 ‘가정을 어떻게 시스템화 할 것인가?는 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의 위기는 제가 영어를 굉장히 못했는데, 6개월간 해외에 나가서 연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던 때였어요. 기본 생활비만 받고, 아이가 1살 때 말이죠.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았죠. 그때는 ‘영어를 해야지’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6개월을 갔다 온 것이 그 후 외국과 관계되는 일들을 많이 하게 된 단초가 되었고, 나의 전문적 분야가 되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겁 없이 했어요. 아마도 제가 로컬 비즈니스만 했으면 좀더 한계에 더 봉착했을 것 같은데, 인터내셔널 비즈니스를 한 것이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준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가장 큰 터닝포인트였어요.

부사장님만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제가 유니섹스적인 면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남성한테는 약간의 여성성을 가지면서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게 있고, 남자들에게도 꼭 여자처럼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이 있었던 거예요. 대화 방식도 어떻게 그 문제를 풀 지 제안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여자들한테는 꼭 여자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남자 같은 느낌은 안 드는 그런 상사인 거죠. 그런 특성은 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 양면의 특성으로 조화롭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커뮤니케이션은 결정하고 행동하고 움직이게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부드럽다’는 건 상대방이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고, 그 얘기를 들어주면서도 행동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주는 게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아닐까 해요. 사실 ‘뭐가 부드러움이냐’ 물으면 고민이 돼요. 표현을 부드럽게 하는 건지?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배려를 부드러움이라고 보는 건지. 그렇게 본다면 남성들보다는 여성들 쪽에서 상대방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죠. 그런데 요즘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많이 들어주는 것’을 줄여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런 생각은 ‘내가 더 위에 있어서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 전에는 시시콜콜 다 들어주고, 그렇게 하면서 끌어가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한편으론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 결론만 먼저 듣고, 결정해 주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드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원들의 얘기를 많이 경청하고 듣는 것은 필요한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얘기를 하면 직급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져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부서장이면 부서장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예를 들면 그때는 좀더 많은 것을 들어주면서 해야 되는 일들일 거고, 그것보다 더 큰 업무를 하고 있는 쪽에는 그럴 수가 없죠. 나의 경우도 그래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뭐야?” 여기까지가 원하는 거죠. 나머지는 알아서 다 하는 일이고요. 그러니까 들어주는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타 부서랑 의견차이가 생길 경우에 보통 어떻게 조직 갈등을 해결해 오셨어요?

제일 좋은 것은 갈등을 오픈하는 거지요. 회의를 열어서 문제가 되는 요소들은 공개하고, 싸울 것은 회의할 때 하라고 해요.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뒤에 가서 얘기하지 말라고 하죠. 그 전에 거기까지 가기 전에 미리 예측하고, 조정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두 가지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미리 손을 내밀어서 윗사람들하고 얘기를 해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죠. 또 하나는 문제가 생기면 우선 같은 레벨 사람들끼리 오픈해서 문제가 뭔지를 서로 파악하고, 필요하면 관련 부서에 회의가 있을 때 담당자가 직접 들어가라고 하는 하죠. 담당자들이 직접 회의에 가서 상대방이 생각하는 문제가 뭔지를 들어보라고 해요.

감정을 컨트롤하는 부사장님의 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일단 제가 좀 감성적이지가 않아요. 굉장히 ‘드라이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요즘은 좀 화가 날 때가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감정의 폭이 좀 생긴 것 같아요(웃음). 그 다음은 제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도 있어요. 주위에 감정을 건드리는 요소들은 항상 널려 있잖아요. 그럴 때 한번씩 쫙 정리를 하고 난 다음에 다 버려요, 중요한 것만 빼놓고요. 스트레스 매니지먼트를 하는 거죠.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지고 나면 그 때는 일이 되게끔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거죠.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합니다. ‘나의 이 화남의 정체가 뭐냐?’ ‘화남의 요소가 뭐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야?’하고 묻죠. 할 수 없는 일은 고민을 안 해요. 고민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그러면 그냥 버리는 거죠. 그런데 고민을 해야 되고, 해결을 해야 될 일이에요. “그러면 화내지 말고 해!”



“조직을 보는 것은 미래를 ‘더’ 보는 것”

여성들이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조직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잖아요. 조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조직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조직을 본다는 것은 미래를 ‘더’ 본다는 얘기거든요. 내가 여성 부서장들 보면 한 해, 한 해 목표에 연연해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미래에 대한 플래닝이 약한 거죠. 그렇게 되면 조직에 대한 플래닝도 약해질 수 밖에 없어요. 이럴 땐 생각을 바꿔야죠. 내가 보기에는 사고의 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해요. 내가 여기에서 얼만큼 오랫동안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일할 것이냐 라는 시각을 가져야죠. 그렇게 되면 나의 성장만이 아니라 부서원들의 성장을 도모하게 되는 것이죠. 막 다니면서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되고, 키맨들도 만나고, 키맨의 생각이 뭔지도 파악해보고 합니다.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이런 거 아니겠어요? 내가 뭔가를 하겠다고 끊임없이 생각하면 힘의 흐름을 본다고 하잖아요. 조직의 힘이 누구한테 가 있고, 어디를 통하면 힘을 더 발휘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을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죠. 마음을 바꾸면 보이는 게 달라지고 보이는 게 달라지면 방법을 찾게 되고, 좀 더 현실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게 된다는 것이죠.

승진과 연관이 되는 평가니까 한해 한해에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인생을 좀 길게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조그마한 것에 일희일비하고 마음 상해 하고 그것 때문에 대의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무시할 줄 알아야 돼요. 상대방이 어떤 부정적인 얘기를 해도 참아줄 수 있어야죠. 나는 그것을 ‘마음의 크기’라고 생각해요. 자기의 마음의 크기를 키워놔야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죠. 남들이 어떤 얘기를 하든지 간에 내가 별로 그것에 연연해 하지 않을 정도의 마음이 있어야 돼는 거죠. 그런 여유는 자신감과 두려움이 적어야지 생기는 거에요. 그러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퍼포먼스’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성과가 있어야 돼요, 무슨 수를 쓰든, 어떻게 하든. 그리고 자기의 생각을 키울 수 있는 노력을 해야 돼요. 그 노력은 공부를 해야 되는 것이죠. 책도 많이 봐야 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공부잖아요.

부사장님은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책임은 안 지고 성과만 자기 것으로 하는 리더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를 해요. 나는 리더십에서 많은 사람들이 쫓아오게 하는 것은 책임감인 것 같아요. 부서장들한테도 그래요. “부서원들이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줘라, 대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사실 문제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랬을 때는 리더가 책임지는 거에요. 그건 부서원들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런데 거꾸로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책임져야 될 때면 “네가 잘못했지? 이거 왜 못 챙겼어? 미리 하면 될 걸. 왜 안 했어?” 이렇게 질책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질책할 필요가 없어요. 본인이 나가서 해결을 하는 것이고, 나중에 그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수밖에 없는 거죠.

성과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성과관리, 사람관리를 어떻게 해 오셨는지요? 효율적인 관리 방안이 있는지요?

제 포인트는 사람이 잘 움직여서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인데요. 사람이 열심히 함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안 났다면 그런 경우는 제가 보기에는 시장에 대한 예측과 판단을 잘 못한 거라고 봐요. 따라서 위에서 해 줘야 될 일은 사람에 대한 것이죠. 사람이 있어야 성과가 나는 거니까요. 그렇게 때문에 성과관리보다 사람관리가 더 중요해요. 사람 관리라는 건 열심히 일 하고 노력한 것에 대해 보상 체계를 잘 갖추는 것이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계속 일할 수 있게끔 해야 하니까요.

한정된 시간과 리소스 때문에 사람관리와 성과관리가 갈등이 생길 때는요?

너무 갈등이 커져서 성과를 못 낼 경우에는 리더가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성과를 낮출 수밖에 없겠죠. 그게 사람에 대한 배려니까요. 일을 계속 몰아쳐서 사람을 잃을 정도로 가면 안 되는 일이잖아요. 중요한 것은 사람을 살려야죠. 그래야 그 다음 비즈니스를 할 거 아니겠어요? 올해만 먹고 살 게 아니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성과를 못 낸 부서들이 있었어요. 그랬을 때 사람을 다치게 하면서까지 일을 몰아가지는 말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부서장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좀 여유가 생긴 거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성과가 안 난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양공을 쓴 거죠.

롤 모델이 있으세요?

노 사장 역할이 많이 있어요. 그 분 끊임없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변해요. 조직의 변화에 따라서 본인도 많이 노력하고 변화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생각의 중심이 인간에 있는 점이 어느 중소회사 사장을 봐도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솔루션을 잘 찾아요. 사람과의 관계, 조직과의 관계에서 문제들이 항상 있잖아요. 그랬을 때 보면 묘수를 잘 찾더라고요. 아마도 그런 능력의 바탕은 나는 ‘고용자’(employee) 본인은 ‘고용주’(employer) 여서 그런가 보다 정리를 했어요. 그러니까 고용주로서 생각하는 사고의 틀과 고용자로서 생각하는 사고의 틀이 많이 다르구나, 이런 생각들을 좀 해요.

나의 시간, 휴식, 성장 이런 것들을 위해서 특별히 노력하는 게 있으신가요?

사실 저녁 시간을 다 오롯이 나의 성장을 위해서 많이 투자했어요, 대학원을 다녔든, 모임엘 가든. 그리고 나만의 시간에는 운동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신체 리듬이 떨어질 때는 스스로 올려줘야 되거든요. 그래야 감정적인 폭이 적어지니까요. 우리 애들 어렸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테니스를 몇 년 동안 쳤어요. 수영도 하고요. 자기 나름대로 그런 것을 찾아야 해요.



“바빠도 이야기를 꼭 들어주는 엄마”

일하는 엄마로서 자녀교육에 대한 생각이 어떠신지요? 노심초사하는 후배들에게 뭐라고 얘기해 줄 수 있는지요?

아이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뭘까를 정말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해서 제안을 하고,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했어요. 아이들이 요청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서 제안을 많이 했지요. 설득, 질책, 야단 같은 거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건 한 사람, 한 사람 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거 였어요. 내가 아무리 힘들게 들어가도 애들이 얘기를 하면 얼굴을 돌려가면서 다 들어줬어요. 그리고 나서 안방에 들어가면 우리 남편 얘기도 들어줘야 되고. 그러니까 내가 회사에서는 굉장히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가면 아줌마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남편 이야기. 이 얘기들을 다 들어줘야 편안했어요. 아이들이 말하고 싶어 할 때 말을 자르지 않았어요. 그리고 애들을 몰아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 약속한 것은 물론 지켜야지요. 너무 과장하지 말고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로 일을 정의한다면요?

일을 정의한다면 삶이다.

임원이 되기 전의 꿈, 비전 이런 것들이 무엇이었는지요? 그리고 지금은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옛날에 비전, 꿈 이런 거 별로 안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인정 받고, 열심히 하고, 남한테 손해 끼치는 일은 안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은 했던 것 같아요.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에 일조했다는 생각은 많이 하죠. 지금은 ‘임플로이’가 아니라 ‘임플로이어’로 노력을 많이 했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을 내가 의미 있게 할 수 있을까? 구상을 해 봅니다. 그 구상대로 트랙을 다시 한번 준비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50%, 나머지 50%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살아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50% 있어요.

행복하신가요, 임원으로서?

임원으로서 행복하다는 게 뭔가? 내가 임원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으면 행복한 거냐? 임원으로는 어느 누구도 행복하다고 생각 안 하는 것 같은데요? 누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웃음). 제가 그 얘기를 많이 해요. 임원들은 새로운 것을 많이 만들어 가야 되잖아요. 이끌어가야 되는 어려움이 있죠. 행복이라는 것은 말로 행복하다 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만족이라는 것은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야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예를 들어서 목표가 이거야, 이것만 잘하면 돼, 이러면 성취했구나 이런 게 있는 건데, 임원이라는 자리는 나 같은 경우는 항상 새롭게 뭐를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것이죠. 전부 다 새로운 것이니까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누가 사장이 됐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어서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나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